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우성민
- 2014년 4월 4일
- 2분 분량
우성민
우리 사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어둠이 분명 존재한다. 이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7,80년대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무시되고 돈과 권력이 없는 자에게는 절망과 빈곤만이 주어졌던 현실을 고발한 소설이다. 그 전에도 ‘전태일 평전’이나 ‘외딴 방’같은 책들을 통해 당시의 노동 문제를 접해 보았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더 잘 공감할 수 있었다. 난장이 아빠의 가정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꿈을 잃고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영수네 가족, 그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분노하는 부잣집 도련님, 그리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기업 회장의 손자. 이들은 모두 다른 위치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각자 사회에 대해 다르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특별하다.
오늘날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 중 하나가 시민으로서의 권리,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 자유, 평등 같은 개념들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 사회에 이러한 것들이 잘 실현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속에서 잊혀져 가고, 많이 가지고 있는 자들에게는 점점 더 많은 부가 축적된다.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것이 바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인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분하기도 했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많이 했다. 말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떠들었으면서 실제로 그들을 위해 한 게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책에 등장하는‘지섭’이라는 인물은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윤호라는 인물을 각성시켰으며, 두들겨 맞으면서도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싸웠지만, 사회라는 거대한 힘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랬고, 책에서도 그렇듯이 이 노동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던 건 무언가 대중들에게 알려질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었지, 노동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아무런 각오도 되있지 않으면서 약자들을 구원하겠다고 큰소리쳤다는 사실이 정말로 부끄러웠다.
다른 사람들이 다 중학생 때 읽었다는 ‘난쏘공’을 난 고등학생이 되어서 처음 접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좋은 말들이 참 많았다. 이 책을 통해 책이란 건 자신을 갈고 닦을 수 있게 도와주는 조언자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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